2026. 10. 6. 12:39ㆍ나물
그거 아세요?
가을에 무 뽑으러 밭에 가면 다들 무만 쏙 뽑아가고 그 위에 달린 무청은 통째로 버리고 오시더라고요.
저는 그거 볼 때마다 마음이 좀 아깝더라고요.
사실 저 무청, 손질만 제대로 해주면 된장 넣고 무쳐도 되고 국에 넣어도 되는 꽤 쓸모 많은 녀석이거든요.
저도 어릴 때는 엄마가 무청 다듬으시는 거 보면서 '저걸 왜 저렇게까지 하나' 싶었는데,
이제는 가을 되면 제가 먼저 무청부터 챙기게 되더라고요 🌿

사진 출처: Photo by philippe collard on Unsplash
1. 무청 고르는 법과 손질법
무청은 따로 재배하는 작물이라기보다, 가을 무 수확철에 무에 딸려 나오는 잎줄기 부분이에요.
보통 10월 중순부터 11월까지, 무가 한창 뽑히는 시기에 시장이나 마트 한편에서 같이 보이더라고요.
이 시기 지나면 구하기가 확 줄어들어서, 저는 이맘때 보이면 일단 몇 단 챙겨두는 편이에요.
좋은 무청 고르는 기준은 생각보다 간단해요.
잎 색깔이 진하고 선명한 초록인지, 줄기를 손으로 눌러봤을 때 물컹하지 않고 단단한 탄력이 있는지 확인해보세요.
잎 가장자리가 누렇게 변해있거나 축 처져서 힘없이 늘어지는 건 시간이 좀 지난 거라서 피하시는 게 좋고요,
줄기 단면을 살짝 꺾어봤을 때 똑 하고 깔끔하게 부러지면 신선한 편이에요.
벌레 먹은 구멍이 많이 뚫려있는 건 식감에서 질긴 부분이 많이 나오더라고요.
손질 순서는 이렇게 해보세요.
먼저 누렇거나 상한 잎을 손으로 떼어내고, 줄기 아랫부분의 억센 끝동은 칼로 한 번 잘라내 주세요.
그 다음 흐르는 물에 잎 사이사이 흙이랑 먼지를 손으로 비비듯이 씻어주시고요,
끓는 물에 소금 한 꼬집 넣고 줄기 두꺼운 것 기준으로 3~4분 정도 데쳐주세요.
데친 다음에는 바로 찬물에 헹궈서 한 김 식히고, 손으로 꾹꾹 눌러 물기를 짜주시면 손질 끝이에요.
한 번에 다 못 먹을 양이면 말려서 시래기로 만드는 것도 방법이에요.
데치기 전 상태로 끈에 엮어서 그늘지고 바람 잘 통하는 곳에 일주일 정도 널어두면, 수분이 빠지면서 쪼글쪼글해지더라고요.
이렇게 말린 시래기는 겨우내 국이나 나물로 꺼내 쓸 수 있어서 저는 매년 가을마다 몇 단씩 말려두는 편이에요.
바로 먹을 거라면 데쳐서 물기 짠 상태로 지퍼백에 넣어 냉장 보관하시면 3~4일 안에는 드시는 게 좋고요,
더 오래 두시려면 한 번 먹을 분량씩 나눠서 냉동 보관하시면 한 달 정도는 두고두고 꺼내 쓰기 편하더라고요.
2. 무청으로 만드는 진짜 레시피
무청 요리 하면 다들 시래기국만 떠올리시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된장에 조물조물 무친 무청나물을 더 좋아해요.
밥에 비벼 먹어도 되고, 반찬으로 그냥 집어 먹어도 짭조름하면서 구수한 맛이 자꾸 손이 가게 만들더라고요.
오늘은 그 중에서도 제가 가장 자주 해 먹는 '무청 된장무침' 레시피를 구체적으로 알려드릴게요.
재료는 데쳐서 물기 짠 무청 300g 기준으로, 된장 2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들기름 1.5큰술, 통깨 약간, 그리고 멸치육수나 쌀뜨물 2~3큰술 정도 준비해주시면 돼요.
된장 양은 집마다 염도가 달라서, 일단 1.5큰술만 넣고 간 보면서 조절하시는 걸 추천드려요.
준비물이 다 되셨으면 아래 순서대로 따라해보세요. 생각보다 과정이 단순해서 금방 하실 수 있을 거예요.
- 데쳐서 물기를 꽉 짠 무청을 도마에 올리고, 줄기 부분 기준으로 3~4cm 길이로 칼로 썰어주세요.
- 큰 볼에 썬 무청을 담고, 된장 1.5큰술과 다진 마늘을 먼저 넣어 손으로 조물조물 무쳐주세요. 이때 된장이 잎에 골고루 스며들도록 2분 정도 주물러주는 게 핵심이에요.
- 간을 보고 싱거우면 된장을 반 큰술씩 추가하면서 맞춰주세요.
- 멸치육수나 쌀뜨물을 2~3큰술 넣어 뻑뻑하지 않게 농도를 맞춰주세요. 물기가 너무 없으면 퍽퍽하고, 너무 많으면 질척거리니 숟가락으로 떠봤을 때 약간 촉촉한 정도가 적당해요.
- 팬에 들기름을 두르고 중불에서 달군 뒤, 무쳐둔 무청을 넣고 2분간 볶아주세요. 가장자리 잎이 살짝 짙은 색으로 변하면서 기름 냄새가 올라오면 잘 볶아진 신호예요.
- 불을 끄고 통깨를 솔솔 뿌려 한 번 더 섞어주면 완성이에요.
이렇게 만든 무청 된장무침은 따뜻한 밥 위에 올려 비벼 드셔도 되고, 차갑게 식혀서 밑반찬으로 냉장고에 넣어두셔도 3일 정도는 맛이 잘 유지되더라고요.
좀 더 든든하게 드시고 싶으면 여기에 들깻가루 1큰술만 더 넣어서 볶아주시면, 고소한 맛이 한층 더 진해져서 저희 집에서는 가을마다 꼭 한 번씩 해 먹는 메뉴가 됐어요.
3. 무청의 영양과 효능
무청은 잎채소 중에서도 식이섬유가 비교적 풍부한 편이라, 나물로 무쳐 먹으면 씹는 맛이 꽤 거칠면서도 든든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가을철 잎채소가 귀해지는 시기에 이렇게 식감 있는 나물 하나 챙겨 먹는 것도 식단에 변화를 주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또 뿌리채소인 무와 달리 잎 부분이다 보니 칼슘, 철분 같은 미네랄과 비타민A 함량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알려져 있어요.
다만 이런 영양 성분은 조리법이나 데치는 시간에 따라 손실될 수 있어서, 너무 오래 데치지 않는 게 영양 면에서도 좋다고 하더라고요.
시래기로 말려서 먹는 경우에는 수분이 빠지면서 영양 성분이 농축되는 측면이 있다고 하는데, 그만큼 짠 양념과 함께 드시면 나트륨 섭취도 같이 늘어날 수 있으니 간을 과하지 않게 맞추시는 걸 권해드려요.
특정 질환 개선이나 치료 효과를 주장하는 정보는 과장된 경우가 많으니, 그냥 제철에 나는 건강한 잎채소 하나 챙겨 먹는다는 마음으로 드시면 충분할 것 같아요.
가을 무 뽑을 때마다 버려지던 무청이, 이렇게 손질 한 번만 거치면 밥상 위에 번듯한 반찬이 되는 거 보면 저는 괜히 뿌듯하더라고요.
올해는 무 사실 때 무청 달린 거 있으면 그냥 지나치지 마시고 한두 단 같이 챙겨보세요.
데쳐서 된장에 조물조물 무쳐두면 일주일 내내 꺼내 먹는 든든한 밑반찬이 되어줄 거예요.
오늘 저녁 반찬 고민되실 때, 한번 무청 된장무침 만들어보시는 거 어떠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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