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10. 2. 17:00ㆍ나물
그거 아세요?
고춧잎은 서리 한 번 맞고 나면 그걸로 끝이에요.
딱 지금, 늦가을 이 짧은 틈에만 나오는 나물이라는 거,
저도 몇 년 전까지는 몰랐더라고요.
마트 채소 코너 돌아다니다가 구석에 쌓여있는 고춧잎 보시면,
'어? 이게 아직도 나오네' 하고 반가운 마음 먼저 드실 거예요.

사진 출처: Photo by Steve A Johnson on Unsplash
1. 고춧잎 고르는 법과 손질법
고춧잎은 보통 여름부터 초가을까지 꾸준히 나오긴 하는데요,
저는 늦가을, 그러니까 서리 내리기 직전에 따는 고춧잎을
제일 좋아해요.
이때 나오는 건 잎이 좀 더 억세 보이긴 해도
씹으면 쌉싸름한 맛 뒤에 단맛이 올라오는 게 느껴지거든요.
여름 고춧잎이 부드럽고 순한 맛이라면,
늦가을 고춧잎은 맛이 훨씬 진하고 깊다고 할까요.
고를 때는 일단 잎 색깔부터 보세요.
진한 초록색이 고르게 퍼져 있고,
누렇게 뜬 잎이나 검은 반점 있는 잎이 섞여 있지 않은 걸로 고르시면 돼요.
줄기를 살짝 만져봤을 때 탄력 있게 톡 하고 끊어지는 느낌이 나면
딴 지 얼마 안 된 거예요.
반대로 줄기가 흐물흐물하거나 손으로 눌렀을 때 축 처지면
시간이 좀 지난 거니까 피하시는 게 좋아요.
봉지 안에 물기가 흥건하게 고여 있는 것도
이미 숨이 죽기 시작했다는 신호라 저는 그런 건 잘 안 사요.
손질은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편이에요.
일단 굵은 줄기는 억세서 손으로 하나하나 떼어내야 하는데,
이게 은근히 시간이 걸리더라고요.
잎과 여린 줄기만 골라내는 게 포인트예요.
떼어낸 잎은 물에 두세 번 정도 흔들어 씻어서
흙이랑 잔티끌을 꼼꼼히 빼주세요.
씻은 고춧잎은 끓는 물에 소금 한 꼬집 넣고
살짝 데쳐주는데, 이때 시간이 중요해요.
물에 넣고 30초에서 40초 정도, 잎 색깔이 짙은 초록으로 확 변하는 순간
바로 건져서 찬물에 헹궈주세요.
너무 오래 데치면 잎이 물러지면서
특유의 쌉쌀한 향도 날아가버리더라고요.
데친 다음에는 손으로 꽉 짜서 물기를 최대한 빼주시는 게
나중에 무침할 때 간이 겉돌지 않고 잘 배는 비결이에요.
2. 고춧잎으로 만드는 진짜 레시피
고춧잎 요리 하면 다들 무침부터 떠올리시는데,
저도 집에서 제일 자주 해 먹는 게 바로 이 고춧잎무침이에요.
재료도 복잡하지 않고, 양념 비율만 알면
누구나 금방 따라 할 수 있는 수준이라 자신 있게 알려드릴게요.
늦가을 고춧잎은 질감이 좀 있는 편이라
양념이 골고루 배이게 무치는 게 관건이에요.
재료는 데친 고춧잎 한 줌, 다진 마늘 한 숟가락,
국간장 한 숟가락, 고추장 반 숟가락,
참기름 한 숟가락, 통깨 약간,
그리고 매실청이나 설탕 반 숟가락 정도면 충분해요.
여기에 쪽파 조금 썰어 넣으면 향이 한층 살아나더라고요.
저는 처음 이거 해 먹을 때 양념장을 한 번에 다 넣고 섞었다가
간이 너무 짜져서 고춧잎을 더 사다 섞은 적이 있어요.
그래서 지금은 꼭 양념장 따로 만들어서
조금씩 넣어가며 맛을 보면서 무쳐요.
- 데쳐서 물기를 꽉 짠 고춧잎을 먹기 좋은 크기로 두세 번 칼집 내듯 썰어주세요. 너무 잘게 썰면 식감이 사라지니 2~3cm 정도 길이로만 끊어주시면 돼요.
- 작은 볼에 다진 마늘, 국간장, 고추장, 참기름을 먼저 섞어서 양념장을 만들어주세요. 이때 숟가락으로 10번 정도 저어서 고추장 덩어리가 안 보일 때까지 풀어주는 게 포인트예요.
- 고춧잎에 양념장을 절반만 먼저 넣고 손으로 조물조물 무쳐주세요. 이 단계에서 꼭 한 번 맛을 보고, 싱겁다 싶으면 남은 양념장을 조금씩 추가해주세요.
- 통깨와 매실청을 넣고 한 번 더 가볍게 섞어주세요. 이때는 너무 세게 주무르지 말고 뒤집듯이 가볍게 섞는 정도면 충분해요.
- 마지막으로 쪽파 썬 것을 올리고 참기름을 한 바퀴 더 둘러주면, 접시에 담았을 때 윤기가 자르르 도는 게 눈으로도 확 느껴지실 거예요.
- 바로 먹어도 되지만 냉장고에 30분 정도 넣어뒀다가 꺼내 드시면, 양념이 속까지 배어들어서 한입 베어물었을 때 간이 겉도는 느낌 없이 끝까지 고르게 느껴져요.
이렇게 만든 고춧잎무침은 따뜻한 밥 위에 올려서
쓱쓱 비벼 먹어도 좋고,
된장찌개 끓일 때 마지막에 한 줌 넣어서
같이 끓여 드셔도 향이 또 다르더라고요.
저희 집은 꼭 한 번은 들기름 넣고 다시 볶아서
고소한 버전으로도 만들어 먹어요.
3. 고춧잎의 영양과 효능
고춧잎은 잎채소 중에서도 비타민A와 비타민C가
비교적 풍부하게 들어있는 편으로 알려져 있어요.
특히 칼슘 함량도 있는 편이라
나물 반찬으로 꾸준히 챙겨 먹기 좋은 채소 중 하나예요.
식이섬유도 어느 정도 있어서
데쳐서 무쳐 먹으면 포만감이 꽤 오래 가는 편이에요.
칼로리도 낮은 편이라 밥반찬으로 부담 없이 곁들이기 좋고요.
다만 특정 영양소가 많다고 해서
그게 바로 어떤 질병에 좋다거나 하는 식으로는
말씀드리기 어려워요.
그냥 제철에 나는 채소 하나 더 챙겨 먹는다는 마음으로
가볍게 드시는 걸 추천드려요.
한 가지 참고하실 점은, 고춧잎은 매운맛이 거의 없는 대신
특유의 쌉싸름한 맛이 있어서
처음 드시는 분들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거예요.
그래도 양념 잘 맞춰서 무치면
쌉싸름한 맛이 오히려 감칠맛처럼 느껴지실 거예요.
고춧잎 무치면서 손끝에 밴 그 알싸한 향,
저는 이게 꼭 가을이 끝나간다는 신호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이번 주 지나면 마트에서도 슬슬 자취를 감출 테니,
보이실 때 망설이지 마시고 한 봉지 집어 오세요.
오늘 저녁 밥상에 고춧잎무침 하나 올려서,
올해 가을 마지막 나물 인사 한번 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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