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해먹는 우리집 고구마순 볶음 비법

2026. 9. 10. 21:09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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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순 껍질 벗기다가 손톱 밑이 시커멓게 물든 적 있으세요?
저는 그 손톱 자국 볼 때마다 아, 진짜 가을이 오는구나 싶더라고요.
그런데 그 귀찮은 손질 과정을 딱 한 번만 요령 있게 배워두면,
그 다음부터는 눈 감고도 후딱 해치울 수 있다는 거 아세요?
저희 친정엄마한테 어깨너머로 배운 지 벌써 10년이 넘었는데요,
오늘은 그 손질법이랑 저희 집 볶음 비법을 탈탈 털어서 알려드릴게요.

사진 출처: Wikimedia Commons (Jamain, CC BY-SA 4.0)

1. 고구마순 고르는 법과 손질법

고구마순은 사실 늦여름부터 나오긴 하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9월 초부터 10월 초 사이,
그러니까 딱 지금 이맘때 나오는 게 제일 맛있다고 생각해요.
날이 선선해지면서 줄기에 물이 오르는 시기라 그런지,
씹었을 때 아삭한 식감이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좋은 고구마순 고르는 기준은 생각보다 간단해요.
일단 줄기 굵기가 새끼손가락 정도 되는 걸로 고르세요,
너무 굵으면 심이 억세서 아무리 삶아도 질기더라고요.
그리고 자른 단면을 살짝 만져봤을 때 물기가 촉촉하게 묻어나는 걸로 고르시고요,
겉껍질에 갈변된 부분이나 마른 자국이 많으면 시간이 좀 지난 거니까 피하시는 게 좋아요.
시장에서 사면 이미 껍질을 반쯤 벗겨서 파는 경우도 많으니까,
그런 걸로 사면 손질 시간이 확 줄어들어요.

손질은 크게 세 단계로 나눠서 하시면 돼요.
먼저 줄기 끝쪽 딱딱한 부분을 뚝뚝 끊어내면서 자연스럽게 붙어있는 섬유질 끈을 같이 잡아 빼주세요,
껍질콩 실 제거하듯이 아래에서 위로 쭉 훑으면 껍질이 한 번에 벗겨져요.
이 과정에서 손톱 밑이랑 손바닥이 거뭇거뭇 물드는 건 자연스러운 거니까 너무 놀라지 마시고요,
저는 아예 얇은 위생장갑을 끼고 하니까 그 다음날 손 씻기가 훨씬 수월하더라고요.

껍질을 다 벗기고 나면 먹기 좋은 크기로, 저는 한 5센티미터 정도로 잘라서
소금 한 꼬집 넣은 끓는 물에 3분 정도 데쳐요.
데친 다음엔 찬물에 바로 헹궈서 식혀야 색도 안 죽고 아삭한 식감이 살아있더라고요.
이렇게 데쳐서 물기 꽉 짜놓은 상태로 냉동실에 소분해서 얼려두면,
나중에 겨울에도 꺼내서 볶음이나 국에 넣어 드실 수 있어요.
저는 한 번에 넉넉히 손질해서 서너 봉지씩 얼려두는 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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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고구마순으로 만드는 진짜 레시피

저희 집은 고구마순 하면 무조건 들기름 볶음이에요.
친정엄마가 늘 하시던 방식 그대로인데,
간장이나 된장으로 간하는 것보다 훨씬 깔끔하고 재료 본연의 향이 살더라고요.
양념을 최소한으로 쓰는 대신 불 조절이랑 순서가 진짜 중요한 레시피예요.

재료는 데쳐서 물기 짠 고구마순 두 줌, 다진 마늘 한 큰술,
들기름 두 큰술, 국간장 한 큰술, 참깨 약간, 그리고 취향에 따라 홍고추 반 개 정도면 충분해요.
재료가 단출한 만큼 순서 하나하나가 맛을 좌우하니까 아래 순서 그대로 따라해보세요.

  1. 데쳐서 물기를 꽉 짠 고구마순을 먹기 좋게 5센티미터 길이로 다시 한 번 정리해줍니다.
  2. 팬을 달구지 않은 채로 들기름 두 큰술과 다진 마늘 한 큰술을 넣고 약불에서 30초 정도 볶아, 마늘 향이 기름에 배어나올 때까지 천천히 익혀줍니다. 이때 센 불로 하면 마늘이 금방 타서 쓴맛이 나니까 꼭 약불로 하세요.
  3. 마늘 향이 올라오면 고구마순을 넣고 중불로 올려서 1분 30초 정도, 줄기 겉면이 기름으로 코팅되듯 반질반질해질 때까지 볶아줍니다.
  4. 국간장 한 큰술을 팬 가장자리에 둘러 넣고, 불을 살짝 줄인 상태에서 30초간 더 볶아 간이 골고루 배게 합니다.
  5. 불을 끄기 직전에 홍고추 슬라이스와 참깨를 넣고 여열로 10초 정도만 더 뒤적여줍니다. 너무 오래 볶으면 숨이 죽어 물컹해지니까 이 단계에서는 재빨리 마무리하는 게 포인트예요.
  6. 그릇에 담아 한 김 식힌 뒤 드시면 되는데, 저는 살짝 미지근할 때 먹는 걸 제일 좋아해요. 완전히 식으면 기름이 겉돌아서 향이 덜 느껴지더라고요.

볶음 말고 무침으로 드시고 싶으면 데친 고구마순에 된장 한 큰술, 다진 파, 마늘, 참기름, 깨소금을 넣고 조물조물 무쳐주시면 되는데요,
이때는 손으로 조물조물 무쳐야 양념이 줄기 사이사이까지 잘 스며들더라고요.
젓가락으로 휘휘 섞기만 하면 겉에만 양념이 묻고 속은 밍밍한 경우가 많으니까 꼭 손으로 무쳐보세요.

남은 고구마순으로는 된장국을 끓여도 좋아요.
멸치육수에 된장 풀고 고구마순 넣어서 한소끔 끓이면, 줄기에서 은은한 단맛이 우러나와서 국물이 삼삼해지더라고요.
저희 집 아이는 이 국물에 밥 말아서 한 그릇 뚝딱 비우곤 해요.

3. 고구마순의 영양과 효능

고구마순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편이라 나물 반찬치고 포만감이 꽤 있는 편이에요.
그래서 밥 양을 조금 줄이고 싶을 때 반찬으로 곁들이면 든든하게 챙겨 먹을 수 있더라고요.

또 칼륨 함량이 있는 채소로 알려져 있어서,
짭짤하게 먹은 다음 날에는 고구마순 나물 한 접시 곁들이는 걸 저는 습관처럼 하고 있어요.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채소 영양 정보 수준이고,
특정 질환에 효과가 있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아니니 참고만 해주세요.

비타민A의 전구체인 베타카로틴도 잎채소 계열답게 들어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기름에 볶아 먹으면 지용성 성분 흡수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저희 집에서도 일부러 들기름으로 볶아 먹는 이유 중 하나예요.

칼로리 자체는 낮은 편이라 부담 없이 먹기 좋은 채소이고요,
다이어트 중에도 반찬 삼아 곁들이기 편한 나물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어떤 음식이든 골고루 먹는 게 제일 중요하겠죠.

가을 초입에만 살짝 얼굴 비치는 나물이라 그런지,
이 시기 놓치면 또 일 년을 기다려야 하더라고요.
손질이 조금 번거롭긴 해도, 한 번 해두면 냉동실에 쟁여두고 두고두고 꺼내 드실 수 있으니까요.
오늘 장 보러 가시는 길에 고구마순 한 단 담아보시고,
저녁 밥상에 들기름 향 솔솔 나는 볶음 한 접시 올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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