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캐야 향 진한 우엉, 가을 지나면 못 먹어요
마트에서 우엉 하나 집었다가 흙 묻은 채로 그냥 내려놓으신 적 있으세요?
저도 처음엔 그 흙투성이 모양 때문에 손이 잘 안 가더라고요.
근데 그거 아세요?
흙을 안 씻은 채로 파는 우엉이 오히려 더 신선한 거라는 거요.
가을 되면 땅속에서 양분을 꽉 채운 우엉들이 나오는데, 이 시기를 놓치면 내년 봄까지 기다려야 하거든요.
오늘은 제가 직접 사다가 다듬고 볶아 먹어본 이야기, 솔직하게 풀어볼게요 🌿

사진 출처: Photo by engin akyurt on Unsplash
1. 우엉 고르는 법과 손질법
우엉은 보통 10월에서 12월 사이가 제철이라고들 하는데요,
저는 특히 11월 중순쯤 나오는 우엉을 제일 좋아해요.
이때 나온 건 길이가 60cm 안팎으로 길고 굵기가 일정한 편인데,
이게 자랄 때 영양이 골고루 퍼졌다는 뜻이더라고요.
반대로 너무 가늘거나 중간에 울퉁불퉁 혹처럼 튀어나온 건 피하시는 게 좋아요.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건 흙이 묻어 있느냐예요.
흙 없이 깨끗하게 씻어서 파는 우엉은 보기엔 좋아 보여도
공기 노출 시간이 길어서 수분이 빠져나간 경우가 많더라고요.
흙 묻은 우엉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려봤을 때 '통통' 하고 단단한 소리가 나면,
그게 속까지 꽉 찬 녀석이에요.
반대로 눌렀을 때 살짝 푹 들어가는 느낌이 나면 이미 바람이 든 거라서 식감이 푸석해져요.
손질은 생각보다 간단한데 순서를 지키는 게 중요해요.
먼저 흐르는 물에 흙을 대충 털어내고,
칼등이나 수세미로 겉껍질을 살살 긁어내듯 벗겨주세요.
감자처럼 필러로 확 벗기면 영양이 많다고 알려진 껍질 바로 아랫부분까지 날아가니까
저는 항상 칼등으로 슥슥 긁는 방식을 써요.
껍질을 벗기고 나면 바로 찬물에 식초 몇 방울 떨어뜨린 물에 담가두세요.
그냥 두면 자른 단면이 갈색으로 금방 변하더라고요.
5분 정도만 담가놔도 갈변이 확 줄어드는 게 눈에 보여요.
이 과정 생략하면 나중에 조리했을 때 색이 칙칙해져서 보기에도 좀 아쉬워지거든요.
써는 방법은 요리에 따라 다른데,
조림용이면 어슷하게 0.5cm 두께로,
볶음용이면 성냥개비처럼 얇게 채 썰어주시면 돼요.
저는 개인적으로 채칼 쓰면 더 고르게 썰려서 식감도 일정해지더라고요.
2. 우엉으로 만드는 진짜 레시피 - 우엉조림
우엉 요리 중에 제일 손이 많이 가는 것 같으면서도
막상 해보면 생각보다 손 많이 안 가는 게 우엉조림이에요.
저희 집에서는 반찬통에 한가득 만들어서 일주일 내내 꺼내 먹는 단골 메뉴인데요,
간장 베이스라 냉장고에서도 꽤 오래 가더라고요.
처음 만들었을 때는 물 조절을 못해서 너무 질척하게 됐었는데,
몇 번 하다 보니 요령이 생기더라고요.
핵심은 센 불로 시작해서 중약불로 천천히 졸이는 거예요.
급하게 센 불로만 졸이면 겉은 타고 속은 덜 익는 경우가 생기거든요.
아래 순서대로 한번 따라해보세요.
생각보다 과정이 명확해서 레시피 보면서 하면 실패 확률이 낮아요.
- 손질한 우엉 200g을 0.5cm 두께로 어슷썰기 한 뒤, 식초 물에 10분간 담가 갈변을 막아주세요.
- 팬에 식용유 1큰술을 두르고 중불에서 우엉을 넣어 2분간 볶아주세요. 가장자리가 살짝 투명해지면서 윤기가 돌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됩니다.
- 간장 3큰술, 설탕 1큰술, 맛술 1큰술, 물 150ml를 미리 섞어둔 양념장을 팬에 부어주세요.
- 센 불로 끓어오를 때까지 가열한 다음, 끓기 시작하면 바로 중약불로 줄여주세요.
- 뚜껑을 덮지 않은 채로 8분간 졸여줍니다. 중간에 한 번씩 뒤적여서 바닥에 눌어붙지 않게 해주세요.
- 국물이 1/3 정도로 줄어들고 우엉 표면에 양념이 끈적하게 코팅된 느낌이 들면, 불을 끄고 통깨 1작은술을 뿌려 마무리합니다.
- 한 김 식힌 뒤 반찬통에 옮겨 담으면, 다음 날 냉장고에서 꺼냈을 때 양념이 더 깊게 배어든 걸 맛볼 수 있어요.
이렇게 만들면 씹었을 때 아삭함은 남아있으면서도
간장 양념이 속까지 스며들어서 짭조름한 맛이 입안에 퍼지더라고요.
저희 애들은 이거 하나면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는데,
특히 도시락 반찬으로 넣어주면 국물이 거의 안 생겨서 흐를 걱정도 없어요.
우엉조림 말고도 우엉밥도 많이들 해드시는데,
이건 채 썬 우엉을 들기름에 한번 볶은 다음 쌀이랑 같이 밥솥에 넣고 지으면 돼요.
밥이 다 되면 우엉 향이 밥알 사이사이에 스며들어서
간장 양념장 하나만 곁들여도 한 그릇 뚝딱 비우게 되더라고요.
3. 우엉의 영양과 효능
우엉은 식이섬유가 풍부한 뿌리채소로 알려져 있어요.
특히 수용성 식이섬유인 이눌린 성분이 들어있다고 하는데,
이런 성분들은 뿌리채소 전반에서 흔히 발견되는 편이에요.
칼로리 자체는 낮은 편이라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채소이고,
식감이 아삭하고 질겨서 자연스럽게 오래 씹게 되는 것도 특징이에요.
오래 씹다 보면 식사 시간이 늘어나는 효과는 있더라고요.
다만 우엉 하나 먹는다고 특정 질환이 낫거나 예방된다는 식의 이야기는
과장된 정보인 경우가 많으니 믿지 않으시는 게 좋아요.
그냥 가을철에 나는 제철 뿌리채소로, 다른 반찬들과 골고루 곁들여 드시는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우엉 특유의 흙내음 같은 향이 좋아서
영양보다는 그 향과 식감 때문에 즐겨 먹는 편이에요.
이런 소박한 즐거움도 제철 채소를 먹는 이유 중 하나 아닐까 싶어요.
이렇게 적고 보니 저도 모르게 우엉 생각이 또 나네요.
냉장고에 넣어둔 우엉조림 반찬통, 오늘 저녁에 꺼내 먹어야겠어요.
가을이 지나가기 전에, 흙 묻은 우엉 한 단 사다가
조림이든 우엉밥이든 한번 만들어보세요.
생각보다 손이 많이 안 가고, 며칠 두고 꺼내 먹기도 좋아서
이번 주말에 도전해보시는 거 추천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