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부추가 봄부추보다 맛있다는 거, 아세요?
부추는 봄이 제철이라고들 하는데,
사실 저는 초가을 부추를 더 챙겨 먹거든요.
그거 아세요?
여름내내 뜨거운 볕을 받고 자란 부추가
가을 문턱에서 잎이 도톰하고 향이 진해진다는 거요.
마트에서 스치듯 지나치셨다면,
오늘은 한 단 사서 저녁상에 올려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사진 출처: Photo by Laura Ockel on Unsplash
1. 부추 고르는 법과 손질법
부추는 사실 거의 사계절 나오긴 하는데요,
저는 초가을에 나오는 부추를 유독 좋아해요.
한여름 뙤약볕에 시달리다가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잎이 다시 힘을 받는지,
잎끝이 처지지 않고 꼿꼿하게 서 있는 게 눈에 띄더라고요.
좋은 부추 고르는 기준은 생각보다 단순해요.
일단 잎 색깔이 진한 초록색이면서 윤기가 도는지 보시고요,
줄기를 손가락으로 살짝 눌러봤을 때
물컹하지 않고 탄력 있게 되돌아오는지 확인해보세요.
단면을 잘라봤을 때 하얀 즙이 살짝 배어나오면,
그날 아침에 벤 것에 가깝다고 보시면 돼요.
반대로 잎끝이 누렇게 마르거나 축 처져 있으면,
이미 시간이 좀 지난 거니까 그런 건 피하시는 게 좋아요.
향도 중요한 기준인데요,
코를 가까이 대봤을 때 알싸하면서도 알큰한 냄새가
확 올라오면 상태가 괜찮은 거고,
냄새가 밍밍하거나 오히려 쿰쿰한 냄새가 나면
냉장고에서 좀 오래 묵은 걸 수도 있어요.
손질은 정말 간단해요.
먼저 흐르는 물에 뿌리 쪽 흙을 살살 문질러 씻어주시고요,
뿌리 끝의 딱딱한 밑동 부분만 1cm 정도 잘라내시면 돼요.
부추는 다른 나물처럼 데치거나 삶을 필요가 없어서,
씻고 물기만 탈탈 털어주면 바로 요리에 쓸 수 있어요.
다만 물기가 남아있으면 볶을 때 물이 흥건해지니까,
키친타월로 한 번 더 톡톡 눌러 닦아주는 걸 추천드려요.
손질하고 나서 바로 안 쓰실 거면,
신문지에 돌돌 말아서 냉장고 채소칸에 세워 보관하시면
이틀 정도는 잎이 처지지 않고 버텨주더라고요.
눕혀서 보관하면 금방 물러지니까
세워두는 게 훨씬 오래 가요.
2. 부추로 만드는 진짜 레시피
부추 요리 하면 다들 부추전부터 떠올리시죠?
근데 저는 초가을에는 부추무침이랑 부추전을
번갈아가면서 만들어 먹는 편이에요.
둘 다 재료가 단출하고, 손이 많이 안 가서
퇴근하고 와서도 금방 만들 수 있거든요.
오늘은 이 두 가지를 순서대로 알려드릴게요.
먼저 부추무침부터 해볼게요.
이건 불도 안 쓰고 5분 안에 끝나는 요리라
바쁜 저녁에 진짜 유용해요.
- 부추 한 단(약 200g)을 씻어서 물기를 뺀 다음, 5cm 길이로 썰어주세요. 너무 잘게 썰면 아삭한 식감이 사라지니까 적당히 큼직하게 잘라주시는 게 포인트예요.
- 큰 볼에 고춧가루 1.5큰술, 액젓 1큰술, 다진 마늘 반 큰술, 설탕 반 큰술, 통깨 1큰술, 참기름 1큰술을 미리 넣고 양념장을 섞어두세요. 양념을 먼저 섞어두면 나중에 부추가 숨이 죽는 걸 막을 수 있어요.
- 먹기 직전에 썰어둔 부추를 양념장에 넣고, 젓가락으로 5~6번만 살살 뒤적여주세요. 너무 오래 무치면 부추에서 물이 나와 흥건해지니까 짧게 끝내는 게 중요해요.
- 바로 접시에 담아 드시면 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물이 나오니까 만든 지 30분 안에 드시는 걸 추천드려요.
이번엔 부추전이에요.
바삭한 부추전 만드는 데 나름 노하우가 있어서
단계별로 자세히 적어볼게요.
- 부추 150g을 5~6cm 길이로 썰고, 부침가루 1컵과 찬물 1컵을 1:1 비율로 섞어 반죽을 만들어주세요. 반죽은 숟가락으로 떠올렸을 때 주르륵 흐를 정도의 묽기가 적당해요.
- 반죽에 썰어둔 부추를 넣고, 굳이 오래 젓지 말고 재료가 겉돌지 않을 정도로만 가볍게 섞어주세요.
- 팬에 식용유를 넉넉히 두르고 중강불로 달군 다음, 기름이 살짝 일렁일 때 반죽을 얇게 펴서 올려주세요. 두께는 0.5cm 정도로 얇게 펴야 가운데까지 바삭해져요.
- 한쪽 면을 3분 정도 부치다가, 가장자리가 살짝 갈색으로 변하고 표면에 기포가 올라오면 뒤집어주세요.
- 뒤집은 후에는 중불로 줄이고 2분 더 부쳐서 양면이 노릇하게 익으면 완성이에요. 젓가락으로 눌러봤을 때 바삭한 소리가 나면 잘 익은 거예요.
부추전은 만들자마자 바로 드셔야
가장자리 바삭함이 살아있어요.
식으면 눅눅해지니까 손님상에 낼 때도
먹기 직전에 부치는 걸 추천드려요.
3. 부추의 영양과 효능
부추는 흔히 알싸한 향 때문에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채소로 알려져 있어요.
이 향은 황화합물 계열 성분에서 나오는 건데,
마늘이나 파에서 나는 향과 비슷한 계열이에요.
비타민A와 비타민C가 함께 들어있는 채소라서,
다른 나물류에 비해 영양 구성이 균형 잡힌 편이라고 해요.
다만 조리할 때 오래 익히면 비타민C가 줄어들 수 있으니,
가급적 짧게 볶거나 생으로 무쳐 드시는 게
영양 손실을 줄이는 방법이에요.
식이섬유도 어느 정도 들어있어서
다른 채소들과 함께 곁들이면
식사 전체의 섬유질 섭취에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다만 특정 질환에 효과가 있다거나
병을 낫게 한다는 식의 이야기는 근거가 부족하니,
그냥 맛있고 영양 균형 잡힌 제철 채소로
편하게 즐기시는 걸 추천드려요.
참고로 부추는 열량이 낮은 편이라
다이어트 식단에 곁들이기에도 부담이 적은 채소예요.
양념을 과하게 쓰지만 않는다면,
가볍게 즐기기 좋은 반찬이 될 수 있어요.
부추 한 단이 몇 천 원 안 하는데,
이걸로 무침 한 접시, 전 한 판 뚝딱 만들 수 있다는 게
저는 참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선선해진 저녁 공기 맞으면서
부추전 부치는 냄새 맡아보시면,
왜 제가 가을 부추를 좋아하는지 아실 거예요.
오늘 장 보러 가시는 길에 부추 한 단 담아보시고,
저녁상에 소박하게 한 접시 올려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