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고르고 손질하면 100% 후회하는 무청
무 사러 갔다가 딸려온 그 초록 이파리, 그냥 다듬어서 버리셨죠?
사실 저희 옆집 할머니는 무는 냉장고에 넣어두고 무청부터 챙기시더라고요.
그거 아세요?
가을 무밭에서 나오는 무청이 봄에 나오는 얼갈이보다 훨씬 달큰하다는 거요.
저도 어릴 때는 그냥 다듬다 버려지는 잡초인 줄 알고 쳐다도 안 봤는데,
지금은 무청 안 챙기면 서운할 정도로 저한테는 귀한 부산물이 됐어요.

사진 출처: Photo by philippe collard on Unsplash
1. 무청 고르는 법과 손질법
무청은 따로 재배해서 파는 경우도 있긴 한데,
진짜 맛있는 무청은 10월 중순부터 11월 사이,
가을 무 수확할 때 잘라내는 그 이파리 부분이에요.
이 시기 무청은 뿌리에 영양이 오르면서 잎도 같이 실해지는 시기라,
줄기가 얇고 잎만 무성한 여름 무청이랑은 식감부터가 달라요.
좋은 무청을 고를 때는 일단 잎 색을 먼저 보세요.
진한 초록색을 띠면서 누런 잎이 섞여있지 않은 걸로 고르시고요,
줄기 부분을 손으로 살짝 눌러봤을 때 물컹하지 않고 탄탄한 느낌이 나야 해요.
잎끝이 축 처져있거나 만졌을 때 흐물흐물하면,
이미 시간이 좀 지난 거라 데쳐도 질겨지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리고 줄기가 너무 굵은 것보다는 손가락 굵기 정도로 적당한 게,
삶았을 때 심이 억세지 않아서 먹기가 편해요.
손질은 생각보다 손이 좀 가는 편이에요.
먼저 누렇게 뜨거나 벌레 먹은 잎을 하나하나 떼어내시고요,
흙이 많이 붙어있는 뿌리 쪽 밑동은 칼로 살짝 잘라내주세요.
그다음 큰 대야에 물을 받아서 잎 사이사이를 손으로 비비듯이 씻어야,
잎 안쪽에 낀 흙모래까지 깨끗하게 빠지더라고요.
한 번 헹구고 끝내지 마시고 물을 서너 번은 갈아가면서 씻어주시는 게 좋아요.
씻은 무청은 끓는 물에 소금 한 꼬집 넣고 데쳐주는데,
줄기가 두꺼운 편이라 잎만 먼저 넣고 30초쯤 지나서 줄기까지 같이 넣어주면,
익는 속도 차이 때문에 한쪽만 물러지는 걸 막을 수 있어요.
데친 무청은 찬물에 바로 헹궈서 아린 맛을 빼주시고,
물기를 꽉 짜서 냉동해두면 겨울 내내 국이나 나물로 꺼내 쓰기 좋더라고요.
2. 무청으로 만드는 진짜 레시피
무청 요리 하면 다들 시래기국만 떠올리시는데,
저는 오히려 갓 나온 가을 무청은 된장에 조물조물 무쳐 먹는 걸 더 좋아해요.
말려서 오래 두는 시래기랑 다르게,
생무청은 데쳐서 바로 무치면 잎이 부드러우면서도 씹는 맛이 살아있거든요.
이번에 소개할 건 저희 집에서 자주 해 먹는 무청 들기름 된장무침인데요,
재료도 단출하고 손도 많이 안 가서 평일 저녁 반찬으로 딱이에요.
재료는 데친 무청 한 줌 반, 된장 한 큰술, 다진 마늘 반 큰술,
들기름 한 큰술, 통깨 약간이면 충분해요.
양념장 비율이 핵심인데,
된장이 너무 많이 들어가면 짠맛이 앞서서 무청 본연의 단맛이 묻혀버리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된장과 들기름을 1:1 비율로 맞추고,
거기에 다진 마늘을 살짝 더해서 감칠맛만 잡는 편이에요.
- 앞서 손질하고 데친 무청의 물기를 손으로 한 번 더 꽉 짜주세요. 물기가 남아있으면 무칠 때 양념이 겉돌아요.
- 줄기 부분은 3cm 길이로, 잎 부분은 살짝 더 크게 손으로 뜯듯이 잘라주세요. 칼로 너무 잘게 썰면 식감이 죽어요.
- 큰 볼에 무청을 담고 된장 한 큰술, 다진 마늘 반 큰술을 먼저 넣고 손으로 조물조물 30초 정도 무쳐주세요. 이때 된장이 잎 사이사이 골고루 스며들도록 문지르듯 섞는 게 포인트예요.
- 들기름 한 큰술을 마지막에 둘러서 다시 한 번 가볍게 버무려주세요. 들기름을 처음부터 넣으면 기름막 때문에 된장이 겉돌아서 마지막에 넣는 게 훨씬 맛이 배어요.
- 통깨를 손으로 비벼서 뿌려주면 완성인데, 바로 먹기보다 10분 정도 냉장고에 두었다가 드시면 간이 더 고르게 배어있어요.
국으로 끓이실 때는 데친 무청을 냉동실에 얼려뒀다가 꺼내 쓰시면 되는데,
멸치육수에 된장을 풀고 무청을 넣은 다음 중약불에서 15분 정도 뭉근하게 끓여주세요.
이때 뚜껑을 살짝 열어두고 끓이면 무청 특유의 풀내음이 날아가면서 국물이 한결 맑고 구수해지더라고요.
3. 무청의 영양과 효능
무청은 뿌리인 무보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잎채소로 알려져 있어요.
줄기와 잎에 섬유질이 많다 보니 오래 씹게 되는데,
그래서 나물류 중에서도 포만감이 오래가는 편이에요.
또 잎채소답게 칼슘 함량이 뿌리채소보다 높은 편이라,
멸치나 두부처럼 칼슘이 든 재료랑 같이 조리하면 궁합이 좋다고들 해요.
다만 어떤 영양소든 이 나물 하나로 다 채워진다기보다,
여러 반찬과 함께 골고루 드시는 게 중요하겠죠.
비타민 A와 C 같은 지용성·수용성 비타민도 소량 들어있는 걸로 알려져 있는데,
데치는 과정에서 일부는 물에 녹아 빠져나갈 수 있으니,
데친 물을 국물 요리에 살짝 활용하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에요.
다만 무청은 옥살산 성분 때문에 생으로 많이 드시기보다,
꼭 한 번 데쳐서 드시는 걸 추천드려요.
과장된 효능을 기대하기보다는,
제철에 나는 채소를 골고루 챙겨 먹는다는 마음으로 드시면 딱 좋을 것 같아요.
무 사러 갔다가 무청만 슬쩍 몇 단 더 챙겨오는 재미, 아직 안 느껴보셨다면 이번 가을엔 한번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버려지던 부산물이 밥상에서 제일 손이 많이 가는 반찬이 되는 순간, 은근히 뿌듯하더라고요.
오늘 장 보러 가시면 무 옆에 놓인 무청, 그냥 지나치지 마시고 한 단 집어보세요.
집에 오시면 소개해드린 대로 데쳐서 된장에 조물조물 무쳐서, 오늘 저녁상에 한번 올려보시길요.
다음에는 이 무청 말려서 시래기 만드는 이야기로 또 찾아올게요 🌿